"A/N을 못 받아서 화물이 들어온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반출이 늦었습니다."
이 연락은 보통 체화료 청구서를 받으신 다음에 옵니다. 앞에 "그러니 체화료를 빼 달라"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 저는 발송 기록부터 찾아봅니다. 그런데 열어 보면 대부분 안 보낸 게 아니라 보낸 곳이 다릅니다. 기록에는 "발송 완료"가 찍혀 있고, 수신처가 화주가 아닌 다른 곳입니다.
통지는 화물을 보고 가지 않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여기서 다 갈립니다. 선사는 화물의 실제 주인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선하증권에 적힌 통지처로 보냅니다.
선하증권에는 수하인(Consignee)과 통지수령인(Notify Party) 칸이 있습니다. 선사 시스템에 들어가 있는 건 그 칸에 적힌 상호와 연락처뿐입니다. 거기 없는 사람에게는 통지가 가지 않습니다. 화물의 실제 주인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A/N 안 왔다"는 연락을 받으면 B/L 사본을 먼저 요청합니다. 통지처 칸을 봐야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포워더를 거친 건이면 선사 장부에 화주 이름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가려야 할 것입니다.
포워더를 통한 건이라면 선하증권이 두 장입니다. 선사가 포워더 앞으로 발행한 것(Master B/L), 포워더가 화주에게 발행한 것(House B/L). 통지도 같은 모양으로 두 단계를 거칩니다.
선사 → Master B/L 통지처로 발송 → 포워더 → House B/L 통지처로 발송 → 화주
이 구조에서 화주는 선사의 통지를 직접 받지 않습니다. 선사 장부에 화주 이름이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선사에서 A/N을 안 보냈다"는 주장이 들어오면 저는 그 건이 House 건인지부터 봅니다. House 건이면 선사 발송 기록에는 포워더만 찍혀 있고, 그게 정상 처리입니다. 이 경우 화주가 받아야 할 통지는 포워더가 보내는 쪽입니다.
여기까지 설명드리면 대개 "아, 포워더한테 물어보겠습니다"로 끝납니다.
직접 거래인데도 안 온 경우 — 끊기는 지점 세 군데
통지처 칸이 뭉뚱그려져 있는 경우
Notify Party 칸에 "SAME AS CONSIGNEE"만 적힌 건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러면 수하인에게만 갑니다. 실제로 통관과 반출을 맡은 쪽이 따로 있어도 그쪽에는 안 갑니다.
수하인이 본사이고 실무는 공장이나 지점에서 하는 구조라면, 본사 메일함에만 들어가고 현장은 모릅니다. 본사 담당자가 "이게 뭐지" 하고 넘긴 사이에 프리타임이 지나갑니다.
연락처가 옛날 것인 경우
통지처 칸에 적힌 주소가 퇴사한 담당자이거나 몇 해 전 거래 때 쓰던 것인 경우입니다. B/L은 보통 이전 건을 복사해서 만들기 때문에, 한 번 틀어진 정보가 계속 따라갑니다.
발송은 됐고 수신이 안 된 상태라 선사 기록에는 "보냄"으로 남습니다. "안 왔다"와 "보냈다"가 동시에 맞는 상황이 여기서 나옵니다. 이 건이 가장 설명하기 까다롭습니다.
받는 사람이 바뀌었는데 서류가 안 바뀐 경우
중간에 거래 조건이 바뀌거나 통관을 맡은 관세사가 교체됐는데 B/L은 그대로인 건입니다. 선사는 바뀐 사실을 모릅니다. 통지는 예전 주소로 계속 나갑니다.
선사에 확인을 요청할 때
막연히 "A/N 안 왔다"고 하시면 확인에 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주시면 바로 찾습니다.
B/L 번호 [번호] 건입니다.
도착 통지 발송 여부, 발송 일시, 수신처 확인 부탁드립니다.
포워더 경유 건이라면 Master 측 통지처만 확인해 주셔도 됩니다.
선사가 확인해 드릴 수 있는 건 언제 어디로 보냈는지입니다. 그 주소가 맞는 주소였는지는 B/L을 만든 쪽에서 봐야 합니다.

체화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여기가 가장 자주 부딪히는 부분이라 정확히 적습니다.
도착 통지는 안내이고, 프리타임 기산은 운송계약과 선사 약관에서 정합니다. 두 개가 연동되도록 약정돼 있지 않다면, 통지를 늦게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기산일이 자동으로 밀리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A/N 못 받았으니 체화료를 빼 달라"는 요금 계산이 틀렸다는 주장이 아니라 사정을 참작해 달라는 요청에 가깝습니다. 받아들여질지는 건별 사정과 선사 기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느 쪽이든 먼저 정리돼야 하는 건 사실관계입니다. 저는 이 네 가지를 확인한 다음에 내부에 올립니다.
| 확인할 것 | 어디서 |
|---|---|
| 통지가 실제로 발송됐는지, 언제 어디로 | 선사 발송 기록 |
| 그 수신처가 B/L에 적힌 대로였는지 | B/L 사본 |
| B/L의 통지처 정보를 누가 제공했는지 | 부킹 서류 |
| 통지와 무관하게 알 수 있었던 다른 경로가 있었는지 | 선사 트래킹, 적하목록 조회 이력 |
네 번째가 결론을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통지를 못 받았어도 트래킹으로 입항을 보고 계셨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다음 건부터 막는 법
사후에 다투는 것보다 부킹 단계에서 한 줄 고치는 쪽이 훨씬 쌉니다.
- 부킹 때 통지처에 실제로 받을 사람의 메일을 직접 적는다
- 수하인과 통지처가 다르면 "SAME AS CONSIGNEE"로 두지 않는다
- 담당자가 바뀌면 그 시점에 포워더나 선사에 통지처 변경을 요청한다
- 공용 메일함(info@, trade@)을 쓴다면 수신 담당을 정해 둔다
- 중요한 건은 통지를 기다리지 말고 직접 조회한다
마지막 줄이 가장 확실합니다. 통지는 받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화물 상태는 조회로 언제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납기가 빡빡한 건을 맡으면 화주께 트래킹 조회 방법을 먼저 알려 드립니다.
통지처 칸은 형식적인 칸이 아닙니다
도착 통지는 선사가 화주를 찾아가는 절차가 아니라 서류에 적힌 주소로 나가는 절차입니다. 주소가 비었거나 옛것이면 통지는 허공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 주소를 적은 건 선사가 아닙니다.
부킹할 때 그 칸 하나를 정확히 채우는 데 1분이 안 걸립니다. 도착한 뒤에 다투면 며칠이 갑니다.
통지 방식과 프리타임 산정 기준은 선사와 운송계약에 따라 다르고, 개별 건의 처리는 그 계약과 당시 사실관계를 따릅니다. 이 글은 통지가 흐르는 구조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건의 책임이나 요금 조정 가능 여부를 판단한 내용이 아닙니다.
참고 — Master B/L과 House B/L의 구분은 관세청 「보세화물 입출항 하선 하기 및 적재에 관한 고시」 제2조의 정의를 따랐습니다.
2026.09.10 - [분류 전체보기] - 선박 지연 통보를 받으면 무엇부터 다시 잡아야 하나
선박 지연 통보를 받으면 무엇부터 다시 잡아야 하나
스케줄 변경 안내는 고객지원 업무에서 가장 자주 보내는 메일입니다. 입항이 이틀 밀렸다는 한 줄인데, 이 한 줄을 받은 쪽에서는 일정 여러 개가 동시에 흔들립니다. 그런데 회신을 보면 반응
logisticsinsight.co.kr
'선적 서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Switch B/L, 어느 칸까지 바꿀 수 있나 — 선하증권 기재사항으로 갈라 본 경계 (0) | 2026.09.16 |
|---|---|
| B/L은 언제 발행되나 — 서류를 넘겼는데 왜 바로 안 나오나 (0) | 2026.09.12 |
| 실어 보낸 뒤 목적지를 바꿀 수 있나요 — 되는 경우와 안 되는 경우 (0) | 2026.09.11 |
| L/G(수입화물선취보증서), 원본이 늦을 때 화물을 먼저 찾는 방법 (0) | 2026.09.06 |
| 서렌더 B/L 보냈다는데 화물이 안 나오는 이유 — 선사가 확인하는 것 (0) | 2026.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