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용어

데머리지, 디텐션, 스토리지 — 이름은 비슷한데 청구서가 따로 오는 이유

Logistics Insight 2026. 8. 30. 07:47

"선사에서 데머리지 청구서가 왔는데, 터미널에서도 보관료가 또 나왔어요. 이거 이중청구 아닌가요?" 정말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중청구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름이 비슷하고 발생 시점도 겹치다 보니 하나로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요금이거든요. 청구하는 주체도 다르고, 계산이 시작되는 기준점도 다릅니다.

 

이 세 가지가 머릿속에서 한 번 정리되면 화주 응대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세 가지는 각각 무엇에 대한 요금인가

데머리지는 컨테이너가 부두 안에 너무 오래 머문 것에 대해 선사가 청구하는 요금입니다.

수입 화물이 배에서 내려진 뒤 정해진 무료 기간이 지나도 반출되지 않으면 하루 단위로 붙기 시작합니다.

디텐션은 컨테이너가 부두 밖으로 나간 뒤 제때 돌아오지 않은 것에 대한 요금입니다. 화주가 컨테이너를 반출해 자기 창고에서 작업하는 동안, 선사 입장에서는 자기 장비가 묶여 있는 상태가 되니까요. 그래서 디텐션은 화물에 대한 요금이라기보다 컨테이너라는 장비를 오래 쓴 대가에 가깝습니다.

 

스토리지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이건 선사가 아니라 터미널 운영사가 청구하는 요금입니다.

부두의 장치장이라는 공간을 점유한 것에 대한 사용료라고 보시면 됩니다. 터미널은 한정된 야드를 회전시켜야 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선사와 별개로 자기 기준의 무료 장치 기간을 두고 그 이후를 과금합니다.

 

그래서 수입 컨테이너가 부두에 오래 방치되면 데머리지와 스토리지가 동시에 붙습니다. 선사에게는 컨테이너를 못 돌려받아서, 터미널에게는 자리를 계속 차지해서. 대상이 다른 두 개의 요금이 같은 기간에 발생한 것이지 같은 요금이 두 번 나온 게 아닙니다.

부두 안과 밖을 기준으로 데머리지·디텐션·스토리지가 각각 어디서, 누구에 의해 발생하는지 보여주는 구조도

 

기준점이 다르다는 것이 진짜 핵심입니다

 

용어 뜻보다 실무에서 더 중요한 건 "언제부터 세느냐"입니다. 이게 셋 다 다릅니다.

 

데머리지는 보통 양하가 끝난 시점을 기준으로 무료 기간을 계산합니다. 디텐션은 컨테이너를 게이트 밖으로 반출한 시점부터 시작해서 빈 컨테이너를 지정된 반납지에 넣는 순간 멈춥니다. 스토리지는 터미널에 반입되거나 양하된 시점부터 터미널 자체 규정에 따라 흘러갑니다.

 

여기서 화주와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무료 기간의 일수 계산 방식입니다. 달력상 연속 일수로 세는 조건인지, 영업일 기준인지에 따라 주말과 공휴일이 통째로 포함되기도 하고 빠지기도 합니다. 연휴가 낀 달에는 이 차이 하나로 청구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무료 기간의 길이와 계산 방식은 노선, 계약, 화주별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인 숫자를 외워두기보다는, 부킹 단계에서 해당 건의 조건을 확인해 화주에게 먼저 알려주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청구 주체, 발생 장소, 기산 시점, 종료 시점을 세 가지 요금별로 비교한 표

 

사고는 늘 비슷한 자리에서 납니다

현장에서 지체료 분쟁이 생기는 원인은 의외로 몇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는 통관 지연입니다. 서류 보완이나 세관 검사, 검역 절차가 걸리면 화주가 아무리 서둘러도 컨테이너는 부두에서 못 나옵니다. 그런데 무료 기간은 그 사정과 상관없이 계속 흘러갑니다.

 

둘째는 반납지 문제입니다. 빈 컨테이너 반납지가 변경되었거나, 해당 데포가 만재라 반입을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화주는 반납하러 갔는데 못 넣고 돌아왔으니 억울하고, 시스템상으로는 디텐션이 계속 쌓입니다. 이런 건은 반드시 반납 거부 사실을 그날 안에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나중에 조정 근거가 됩니다.

 

셋째는 마감 시간입니다. 반납 자체는 오늘 했는데 데포 운영시간이 지나 다음 날짜로 처리되는 경우, 하루치가 더 붙습니다.

넷째는 커뮤니케이션 공백입니다. 무료 기간이 끝나기 전에 아무도 화주에게 알려주지 않은 경우인데, 사실 이게 가장 흔하고 또 가장 막기 쉬운 유형입니다.

 

실무에서 바로 쓰는 방어 절차

지체료는 발생한 뒤 깎는 것보다 발생 전에 막는 쪽이 압도적으로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응대할 때 순서를 고정해두고 씁니다.

부킹이나 도착 통보 단계에서 무료 기간의 종료일을 날짜로 못 박아 안내합니다. "며칠 무료입니다"가 아니라 "몇 월 며칠까지"라고 적으면 화주 쪽 담당자가 바뀌어도 오해가 없습니다.

 

종료일 전에 한 번 더 알립니다. 이 알림 한 통이 나중에 몇십만 원짜리 항의 메일 한 통을 없애줍니다.

지연이 예상되면 원인을 먼저 확인합니다. 통관인지, 창고 사정인지, 반납지 문제인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록을 남깁니다. 반납 거부, 데포 만재, 검사 지정처럼 화주 책임이 아닌 사유는 그때그때 증빙을 확보해두어야 조정 요청이 가능합니다.

지체료 발생을 막기 위한 실무 체크리스트

 

이 절차는 특별한 시스템이 없어도 됩니다. 도착 통보 메일 양식에 무료 기간 종료일 칸 하나만 추가해도 절반은 해결됩니다. 반대로 이 칸이 없으면 아무리 부지런한 담당자도 놓치는 건이 생깁니다.

 

내 생각

지체료는 화주를 벌주기 위한 요금이 아니라 컨테이너와 야드를 계속 돌리기 위한 장치라고 봅니다. 컨테이너 한 대가 어딘가에 열흘 서 있으면 그 열흘 동안 다른 화물이 못 실립니다. 그래서 저는 화주에게 설명할 때도 "규정이라서요"라고 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 이 요금이 존재하는지를 한 문장이라도 덧붙이면 대화의 온도가 달라지고, 다음 건부터는 화주 쪽에서 먼저 일정을 챙겨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을 내리며

데머리지와 디텐션은 선사가 컨테이너에 대해, 스토리지는 터미널이 공간에 대해 청구하는 서로 다른 요금입니다. 용어를 외우는 것보다 각각의 기산 시점을 아는 것이 실무에서는 훨씬 쓸모 있습니다.

현장에서 쌓인 디테일은 계속 이 블로그에 기록해두겠습니다.

 

참고: 이 글은 외부 기사를 인용하지 않고, 현장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했습니다. 무료 기간의 일수와 요율, 계산 방식은 선사와 터미널,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므로 실제 건은 반드시 해당 건의 계약 조건과 터미널 규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